4. 유능(Competence) : 근면성(industry) 대 열등감(inferiority) (잠재, 7–10세 아동)
존재론적 질문 : 인간과 사물의 세계에서 나는 무언가 이룰 수 있을까?
이 단계의 목표는 생산적인 상황을 놀이 속에서 나타나는 뜬금없는 바람(whim)이나 과분한 바람(wish)을 조금씩 없애버리는 것을 목표로 이행하는 것이다.
기술의 시반들이 발달하게 된다. 믿음, 자율성, 부지런하게 해 나가는 기술을 숙달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의심하여 수치심, 죄책감, 실패와 열등감의 경험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이는 새로운 기술을 배울 욕구를 대처해야 하거나, 혹은 열등감, 실패, 무능함의 느낌을 감당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는 사회에 공헌하고 세상에서 무언가 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할 수 있다. 아이들은 보다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어떻게 해야 유능해지는지 혹은 그렇게 못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아이는 한 개체로서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아이는 "책임감을 갖고 선해지고 올바로 하고자" 열심히 한다. 아이들은 공유하고 협동하는 것에 있어 더 합리적인 태도를 보인다.
앨런(Allen)과 마로츠(Marotz)의 2003년 공동 연구는 또한 이러한 연령군에 특정한 지각 인지 발달 특성(perceptual cognitive developmental trait)을 나열하였다. 아이들은 더욱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공간 감각과 시간 감각을 파악한다. 아이들은 원인과 효과를 더 잘 이해하고, 읽기, 쓰기, 시간 말하기 등 더 복잡한 기술을 배우고 달성하고자 한다. 또한 아이들은 도덕가치를 형성하게 되고 문화적 개인적 차이를 인지하게 되며, 개인적인 욕구와 최소한의 도움으로 옷매무새 다지기를 다룰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아이들은 말대답하거나 말을 안 듣거나 반항하는 법을 통하여 독립성을 표현할 수도 있다.
에릭슨은 초등학생 시기를 자신감(self-confidence) 발달하는 데에 중요한 시기로 본다.
이상적으로, 초등학교는 그림 그리기, 덧셈문제 풀기, 문장 쓰기 등 무언가를 생산하는 방식을 통하여, 교사, 부모, 또래를 인지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가 무언가 만들고 하게끔 독려되면, 아이들은 일이 끝날 때까지 공력을 들여 부지런히 꾸준히 하고 일시적 유흥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식으로 근면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반대로 만약 아이들이 노력에 대해 비웃음 사거나 처벌받는다면, 혹은 교사와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열등감을 발달시킨다. 또한 아이들은 주변의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사회성 배양은 특히 이 단계에서 중요하다. 이는 학령아동이 자기 자신과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더 혹은 덜 느끼게끔 돕는다. 또한 이 연령대 아이들은 자신만의 사교집단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아이의 '집단'에 의존함으로써 아이들은 자신감을 더 혹은 덜 갖게 된다. 이 연령에서 아이들은 특별한 재능을 깨닫기 시작하고 교육 수준이 올라가면서 흥밋거리를 계속 발견해 나간다. 그 흥미를 추구하기 위하여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운동 능력이 있다는 걸 알면 스포츠에 참여하거나 음악을 잘한다는 것을 알면 밴드에 들어간다. 자기 시간에 재능을 발견하도록 허락되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동기 부족, 낮은 자부심, 무기력감을 발달시킨다. 흥밋거리를 개발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으면 소파에 앉아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이 된다.
5. 충실(Fidelity) : 정체성(identity) 대 역할 혼란(role confusion) (11-19세 청소년기)
존재론적 질문 :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청소년은 자신이 어떻게 타인에게 보일 수 있는지라는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된다.
초자아 정체성(superego identity)은 미래에 마련할 외적 동일성(outer sameness)과 지속성(continuity)이 스스로 마련해 온 의미에서 비롯되는 동일성과 지속성과 일치한다는 것이 누적된 자신감이다. 이는 커리어의 전망을 통해서 입증된다. 학교나 직업 정체성에 정착하는 능력은 즐거움을 준다. 청소년기 후반에는 아이는 성 정체성(sexual identity) 감각을 발달시킨다. 청소년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면서 어른의 세계에서 수행할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사회에 맞춰 나가는 방식에 관하여 역할 혼란이 혼재하는 사고와 감정을 경험하며, 다양한 행동과 활동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수리해 본다든지, 이웃의 아기를 돌봐준다든지, 특정 정치 집단이나 종교 집단에 가입한다든지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마침내 이들 대부분은 자기가 누구이고 삶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달성하게 된다고 에릭슨은 말한다.
청소년은 직업, 성역할, 정치, 종교 등 다양한 정체성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청소년은 세계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하며 세계에 공헌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에릭슨은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라는 용어를 고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정체성 위기를 청소년이나 장년이 자아의식(sense of self)을 발달시키는 데 있어 발달상의 위기 단계라고 묘사한다. 정체성 위기는 신체적 자아(physical self), 인격(personality), 잠재적 역할(potential role), 직업(occupation)의 종합체이다. 문화와 역사적 추세에 영향을 받는다. 이 단계에서는 미래 단계로의 성공적인 발달이 필요하다.
각 단계마다 이전 단계에서 넘어오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그 단계만의 위기가 있지만, 이 단계에서 더욱 그러한 것은, 아동기에서 성년기로 넘어가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영아기와 아동기를 통하여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많이 식별(identification)하지만, 청년기 정체성에 대한 욕구는 이런 식별들로는 만족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아동기에서 성년기로의 경과는 필요하다. 인간 발달에 있어 이런 전환점은 '이전부터 그래 왔던 유형의 사람 (the person one has come to be)'과 '사회가 바라는 유형의 사람(the person society expects one to become)' 간의 조정 단계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자아감은 미래의 예측과 과거의 경험을 함께 '녹여내는(forging)' 것을 통해 수립한다.
8단계 전체와 관련하여, 제5단계는 교차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정체성 단계에서 독특한 것은, 그것이 이전 단계의 종합이자 향후 단계의 예측이라는 것이다. 청소년은 삶에서 독특한 자질을 갖는다. 그것은 아동기와 성년기 간의 교량인 것이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변화 시기이다. 사춘기 급격한 신체 변화, 개인의 의지를 탐색하고 타인의 의지를 탐색하는 마음의 능력, 사회가 나의 미래에 대하여 제시해 온 역할에 대하여 갑작스럽게 예민하게 인식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청소년은 개인 바운더리를 재수립하는 욕구와 앞으로 험한 세상을 마주하는 가운데서 개인 바운더리를 재수립하고자 하는 욕구에 직면한다. 특정 정체성 역할이 형성되기 전에 할 일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것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점에서 청소년은 정체성 혼란 단계에 있지만, 사회는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허락한다. 이 상태를 '모라토리움(the moratorium)'이라고 한다 청소년의 문제는 역할 혼란에 관한 것이다. 즉 무언가 일을 수행하기 싫어하는 것인데, 이는 성숙 단계로 접어들기까지 청소년을 괴롭힐 수 있다. 올바른 조건들 하에서, 에릭슨은 이러한 조건들은 공간과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자유롭게 시도하고 탐색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모라토리움(psychosocial moratorium)이라고 하는데, 나타날 수 있는 것은 굳건한 정체성 즉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깊은 정서적 인식이라는 것이다. 다른 단계들에서 생물-심리-사회적 힘들(bio-psycho-social forces)은 작동 중이다. 어떻게 양육되어 왔는지 상관없이, 개인의 이데올로기는 자기 스스로를 위해 선택된다. 이는 종교적 정치적 방향에서 어른들과 대립하게 하기도 한다.
10대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또 다른 영역으로는 직업 선택으로, 부모들은 그 역할에 있어 결정적인 언급을 하기도 한다. 사회가 지나치게 단호하면 청소년은 외부의 희망에 대해 순종하게 되고, 청소년에게 실험과 진정한 자아탐색에 대해 '유질처분'하게 만든다. 어느 한 세계관과 소명에 정착하게 되면, 자기 정의의 이러한 측면을 다른 한 사회에 병합시킬 수 있을까? 에릭슨에 의하면, 한 청소년이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나?'와 '그걸로 난 뭘 할 것인가?'라는 두 관점에 균형을 맞췄을 때, 정체성을 수립하였다고 말한다. 이 단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성실(fidelity)이라는 자아 관련 자질이다. 성실성이란 가치체계의 불가피한 모순과 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로부터의 방해 없이 스스로 그렇게 하기로 맹세한 충성(loyalty)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아동기를 떠나 미지의 성년기를 맞이하는 것이 청소년기의 한 요소인 것이다.
이 단계의 또 다른 특징은 성년기가 시작되면서 끝나게 되는 모라토리움이다. 이런 조건 하에, 다음 단계인 친밀(Intimacy)은 결혼을 특징으로 한다. 대부분은 약 20년 안에 제5단계를 완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연령 범위는 실제론 유동적이며 특히 정체성 달성에 있어서 그러한데, 기반이 다지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충실을 발휘할 대상을 찾는 데에도 오래 걸리며, '어른이 되었다'라고 느끼는 것이 오래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젊은 루터나 간디의 진실이라는 자서전에서 에릭슨은 각각 이들의 위기가 25세와 30세에서 끝나게 되었다고 말한다. 에릭슨은 천재의 정체성 위기는 늦춰지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한다. 또한 에릭슨은 우리가 살고 있는 기술 세계에서 성년의 과업에 필요한 기술들을 갖추는 것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산업사회에서 정체성 형성은 길어지기 마련이라고도 말한다. 그래서, 자기를 찾는 정확한 기한이란 것은 없다. 그것은 18세 혹은 21세에 이르러서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대략적으로나마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선에서는 20대에 끝이 난다고 본다.